엄마표 치료를 시작하고 나서 가장 막막했던 게 인지 활동이었어요.
언어자극은 그래도 이야기를 하는 거니까, 내가 먼저 아이에게 말을 걸어주면 되는 거고
감각통합은 몸으로 놀거나 놀이형식으로 하면 되는 거라고 그나마 감이 잡혔는데,
인지는 뭘 어떻게 해야하는 지 도통 모르겠더라고요.
어디서 부터 시작해야할 지 막막하던 차에, 느린부모들 카페에서 추천하는 책을 만났습니다.
"발달지체영유아조기개입 1권 인지편"
이 책이 엄마표 인지 활동의 첫 시작이 되었습니다.
1. 인지 발달이란 뭘까요?
저는 발달치료 수업에서 인지 치료라는 말을 처음 알게되었습니다.
인지는 쉽게 말하면 세상을 이해하는 능력입니다.
색깔이 다르다는 걸 아는 것, 크기를 비교하는 것, 순서가 있다는 걸 아는 것...이런 개념들을 익혀가는 과정입니다.
정상발달 아이들은 가르쳐주지 않아도 자라면서 주변과 상호작용을 하며 자연스럽게 익혀나가기 때문에, 이런 걸 일부러 배운다고 생각을 못해본 것 같습니다.
봄이같이 발달이 느린 아이들은 여러가지 요인으로 인지 발달에서도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습니다.
개념을 이해하는 방식이 다르거나, 특정 영역만 빠르고 어떤 영역은 느린 경우도 있습니다.
봄이도 그랬습니다. 봄이는 숫자나 한글은 가르쳐주지 않아도 혼자서 깨쳤는데, 순서와 방향, 그리고 분류 부분은 수백 번 반복해도 잘 안됐어요.
스스로 세상을 이해하기 위한 기초능력이 부족한 부분을 인지치료로 배워가며 인지를 발달 시켜가는 것입니다.
인지의 기초가 탄탄해야 나중에 학습적인 부분도 가능하게 된다는 것도 치료를 하면서 알게 되었습니다.
2.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몰랐어요
인지가 올라와야 언어도 같이 올라간다는 센터의 권유로 인지치료를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수업 피드백을 받아보니 봄이가 안되는 부분은 계속 반복을 해도 잘 안되는 것이 보였습니다.
몇 달동안 같은 수업을 반복하는 걸 보고, 수업시간 40분으로는 부족하다는 걸 느껴서 집에서도 해봐야겠다는 결심을 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뭘 해야할 지 몰랐어요.
인터넷에서 찾아봐도 너무 많은 정보가 쏟아지고, 어느 수준에서 시작해야 하는지 기준이 없었거든요.
봄이의 현재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봄이가 어떤 걸 어느 수준까지 할 수 있는지, 인지는 최종적으로 어느 단계까지 올리면 되는 건지 부모도 이해할 수 있을 정도의 명확한 지침을 찾는 게 생각보다 어려웠습니다.
3. 발달지체영유아조기개입 1권 인지편
그러다 느린부모들 카페에서 발달지체영유아 조기개입 시리즈 책을 알게 되었습니다.

1권이 인지편인데, 발달이 느린 아이들의 인지 활동을 단계별로 정리해놓은 책입니다.
연령별로 어떤 개념을 어떤 순서로, 어떤 방식으로 가르쳐야 하는 지에 대한 상세한 설명과 사진예시까지 체계적으로 나와 있었어요.

처음 인지 활동을 시작하는 부모님들께 정말 도움이 될 것같습니다.


가장 기초적인 것부터 시작할 수 있어서 봄이 수준에 맞게 시작점을 찾기가 훨씬 쉬웠습니다.
연령별로 할 수 있는 부분과 못하는 부분을 찾아내서, 집에서 해보고 봄이의 습득정도와 어려운부분을 센터에 그 내용을 공유하니 선생님도 잘 안되는 부분을 분석해서 어떻게 해야할지 보완점도 알려주셨어요.
센터와 집에서 같이 하니까 확실히 배우는 속도가 빨라지는 게 보였습니다.
💡 라이의 팁
발달지체영유아조기개입 시리즈는 인지편 외에도 언어, 사회성, 자조, 대근육, 소근육 등 여러 권(총 9권)이 있습니다.
인지편부터 시작해서 필요한 영역을 순서대로 보시면 좋아요.
4. 집에서 한 인지 활동들
책을 기반으로 해서, 단계에 맞춰 다양한 활동들을 했습니다.
▶️ 색깔, 모양, 크기 분류하기
가장 기초적인 인지 개념이에요.
같은 색끼리 모으기, 같은 모양끼리 모으기, 큰 것과 작은 것 구분하기.
봄이는 색깔 분류를 먼저 시작했어요. 처음엔 그냥 아무 데나 놓더니, 반복하다 보니 같은 색을 같은 곳에 모으기 시작했어요.
그 순간이 아직도 기억나요. 분류 개념이 생겼구나 싶었거든요.
▶️ 퍼즐 맞추기
소근육이랑 인지가 같이 발달하는 활동이에요.
봄이는 처음에 2~3조각짜리 퍼즐도 어려워했어요. 어디에 들어가는지 공간 개념이 잘 안 됐거든요.
조각 수를 점점 늘려가면서 하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 스스로 맞추기 시작했어요.
▶️ 순서 개념 (먼저/나중에)
이게 생각보다 어려웠어요.
"밥 먹고 나서 놀자" 같은 말을 이해하려면 순서 개념이 있어야 해요.
그림카드 두 장을 두고 어떤 게 먼저인지 순서 맞추기 활동을 많이 했어요.
세수하고 밥 먹기, 신발 신고 나가기 같은 일상적인 장면으로요.
▶️ 숫자, 글자 개념 익히기
분류, 매칭, 순서 개념이 어느 정도 잡힌 뒤에 시작했어요.
숫자는 1부터 5까지, 글자는 자기 이름부터. 처음엔 모양으로 외우는 것부터 시작했어요.
5. 단계별로 책을 바꿔가며
발달지체영유아조기개입 1권으로 시작해서, 봄이 수준이 올라갈수록 단계에 맞는 인지 책을 추가로 구매해서 진행했어요.
한 권 다 끝내고 다음 권으로 가는 게 아니라, 봄이가 잘 따라오면 조금씩 수준을 올리고 막히면 다시 내려오는 방식으로 했어요.
중요한 건 책을 끝내는 게 아니라, 개념이 실제로 이해됐는지였어요.
인지책은 시중에 [인지 워크북]라고 검색하면, 단권짜리나 시리즈별로 많이 나와있습니다.

온라인 서점에서도 사도 되지만, 저는 서점을 방문해서 직접 보고 구입을 많이 했습니다.
삼성출판사, 블루래빗 등 어린이책들로 유명한 출판사에서는 영유아기 아이들부터 학령기 전까지의 인지책이 거의 나오는 것 같습니다.
저는 필요하다면 돌쟁이 아기 인지워크북도 다 사서 했어요.
그림도 많고 스티커를 활용할 수 있어서, 봄이도 재밌어하며 했습니다.
💡 라이의 팁
인지 책을 고를 때는 현재 아이 수준보다 딱 한 단계 위 정도가 적당해요. 너무 쉬우면 흥미를 잃고, 너무 어려우면 좌절하거든요. 담당 치료사 선생님께 지금 수준에 맞는 교재를 추천받는 것도 좋은 방법이에요.
6. 봄이의 인지 활동 경험
솔직히 처음엔 답답한 적이 많았어요.
같은 걸 수십 번 반복해도 안 되는 것들이 있었거든요. 색깔 분류는 금방 됐는데, 순서 개념은 정말 오래 걸렸어요.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되는 순간이 와요.
그게 인지 발달의 특징인 것 같아요. 반복하고 반복하다가, 어느 순간 뭔가 딸깍하고 연결되는 느낌.
지금 봄이는 숫자도 알고, 글자도 읽어요.
처음 색깔 분류도 못 하던 봄이가 여기까지 왔다는 게, 지금도 신기하고 감사해요.
인지 활동은 효과가 바로 나타나지 않아요.
긴 호흡으로 가야 해요.
하루하루는 별 변화가 없는 것 같아도, 몇 달을 쌓다 보면 달라져 있어요.
7. 자주 묻는 질문 Q&A
Q. 집에서 인지 활동을 시작하려는데 어디서부터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A. 저도 처음엔 막막했어요. 발달지체영유아조기개입 1권 인지편부터 시작하시는 걸 권해드려요. 가장 기초적인 개념부터 단계별로 정리되어 있어서, 아이 수준에 맞는 시작점을 찾기가 훨씬 쉬워요.
Q. 같은 걸 반복해도 전혀 안 되는데 포기해야 할까요?
A. 포기하지 마세요. 봄이도 그랬어요. 인지 발달은 반복하다가 어느 순간 갑자기 되는 경우가 많아요. 뭔가 딸깍하고 연결되는 순간이 와요. 그 순간이 오기까지 버티는 게 힘든 거지, 안 되는 게 아니에요.
Q. 색깔 분류는 되는데 순서 개념이 너무 어려워요.
A. 영역마다 속도가 달라요. 색깔 분류처럼 눈으로 바로 확인되는 개념은 빠른데, 순서처럼 추상적인 개념은 더 오래 걸리는 경우가 많아요. 봄이도 순서 개념이 가장 오래 걸렸어요. 일상적인 장면(세수하고 밥 먹기, 신발 신고 나가기)으로 반복하다 보면 조금씩 잡혀요.
Q. 인지 책은 어떤 걸 사야 하나요?
A. 저는 발달지체영유아조기개입 시리즈로 시작해서, 수준이 올라갈수록 단계에 맞는 책을 추가로 구매했어요. 어떤 책이 맞는지 모르겠다면 담당 치료사 선생님께 현재 수준에 맞는 교재를 추천받는 게 가장 정확해요.
Q. 센터에서 인지치료를 받고 있는데 집에서도 따로 해야 하나요?
A. 꼭 해야 하는 건 아니에요. 그런데 센터 수업은 주 2~3회, 한 번에 30~50분 정도라 절대적인 시간이 부족해요. 집에서 짧게라도 이어가면 효과가 달라요. 센터 선생님께 지금 어떤 활동을 하는지 물어보고 집에서 비슷하게 연결해주는 게 가장 좋아요.
Q. 퍼즐이나 카드 활동을 너무 싫어해요.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억지로 시키면 역효과가 나요. 봄이도 싫어하는 활동은 절대 안 했거든요. 아이가 관심 있는 것, 좋아하는 캐릭터나 물건을 활용해서 같은 개념을 다른 방식으로 접근해보세요. 개념을 익히는 방법은 꼭 카드나 퍼즐이 아니어도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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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포스팅은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아이마다 발달 수준이 다르므로, 정확한 방향은 담당 치료사와 상담 후 결정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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