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이야기(발달치료, 엄마표활동)13 봄이 이야기 14편, 봄이만의 속도를 인정하게 된 순간 머리로는 알고 있었어요.내 아이가 느리다는 것을. 그런데 머리로 아는 것과 눈으로 보는 것은 달랐어요.친척 모임이 두려웠어요 봄이에게는 동갑 사촌여동생이 있어요.친척 모임에서 그 아이를 볼 때마다 마음이 무너졌어요.사촌여동생은 어른들에게 다가가서 인사도 하고, 물어보는 말에 또박또박 대답도 했어요. 자연스럽게 상호작용을 했어요. 봄이는 달랐어요.다른 사람에게 관심도 없고, 누가 말을 걸어도 반향어만 중얼거렸어요. 말을 건 사람이 되려 흠칫 놀라며 애써 말을 수습하는 모습이었어요.눈앞에서 너무 생생하게 비교되는 모습이 너무 속상했어요. 거기에 눈치 없는 어른들이 한마디씩 보탰어요.누구는 참 똘똘하네, 봄이도 곧 할 거다, 여자아이가 원래 빠르다. 속이 더 쓰렸어요.집에 돌아오는 길친척 모임을 마치고 집에 .. 2026. 7. 28. 봄이 이야기 13편, 치료실 vs 어린이집, 스케줄과의 전쟁 장애통합어린이집으로 가기전 일반어린이집에서 처음으로 퇴소 권유를 받고나서, 봄이아빠와 저는 결심을 했습니다."1년동안 치료에 집중하자. 일단 아이를 최대한 치료해서 내년에는 기관에 꼭 보내자.."라고요. 어린이집을 가지 못하는 시간을 센터스케줄로 빼곡하게 채웠습니다.언어치료, ABA치료, 감각통합, 인지치료... 매일 3~4시간씩 센터와 복지관을 돌았습니다.그때는 그럴 수 밖에 없다고 생각했고, 그게 맞는 줄 알았습니다. 어린이집 없이 치료에만 집중한 1년일반 어린이집에서 3월초에 퇴소를 권유받았습니다.부랴부랴 다른 어린이집, 유치원을 알아보았는데, 시기가 학기초다 보니 다른 곳들은 이미 입소가 모두 끝난 상황이었습니다. 어디에도 소속되지 못하고 1년이 붕 떠버리게 되니 정말 막막했습니다.혹시나 해서 여.. 2026. 7. 20. 피터팬아빠를 보고 나서_자폐 아이 엄마가 마주한 두려운 미래 방송을 보다가 리모컨을 내려놨어요.MBC 실화탐사대에서 방영된 피터팬아빠 이야기였어요. 간암 말기 선고를 받고도 자신의 죽음보다 아들의 내일을 먼저 걱정하는 아버지.중증 자폐 아들을 홀로 키워온 20년. 화면을 보면서 자꾸 제 손이 떨렸어요.이건 남의 이야기가 아니었어요. 언젠가 제가 마주해야 할 이야기였어요. ✔ 목차✚1. 피터팬아빠가 남긴 질문 2. 아들을 두고 먼저 떠나야 한다면 3. 장애와 노화가 함께 오는 미래 4. 1000곳의 문을 두드린 아버지 5. 세상이 함께 바라봐줬을 때 6. 피터팬재단과 피터팬네버랜드 7. 방송 출연을 결심해주셔서 감사해요 8. 봄이의 미래를 생각하며 1. 피터팬아빠가 남긴 질문전경철 님은 아들을 피터팬이라고 불러요.몸은 성인이 됐지만 사회성 발달은 2세에 머물러 .. 2026. 7. 10. 봄이 이야기 12편_친구가 없어도 괜찮아, 또래를 알아가는 중이에요 봄이는 초등학교 2학년이 된 지금도 친구가 없어요.솔직하게 말씀드릴게요. 장애통합어린이집에 다니면서 "친구가 생겼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는데, 그런 이야기는 아니에요.그런데 그보다 더 중요한 변화가 있었어요. 봄이가 처음으로 "친구"라는 존재를 인식하기 시작했어요. 친구와 어울려 노는 것과, 친구라는 존재를 아는 것, 이 둘은 완전히 다른 단계예요. 친구가 없다는 것자폐 아이를 키우면서 가장 마음이 쓰이는 것 중 하나가 또래 관계예요."우리 아이는 친구가 있을까?" "다른 아이들이 우리 아이를 이상하게 보지 않을까?" "혼자 놀고 있는 우리 아이를 보면서 어떻게 해줘야 할까?"이런 마음이 드는 게 당연해요. 저도 그랬거든요.봄이는 초등학교 2학년이 된 지금도 또래와 어울려 노는 "친구"는 없어요. 이걸.. 2026. 7. 8. 봄이 이야기 11편_봄이의 첫 소리가 트이던 날 만 4세가 지나도록 봄이는 말이 없었어요. 정확히는, 의미 있는 단어가 없었어요.소리는 냈어요. 옹알이 비슷한 소리, 음절 같은 것들. 그런데 그게 무언가를 가리키거나 누군가를 부르는 말은 아니었어요.치료실에서도, 집에서도, 엄마표 언어자극을 이어가면서도..봄이의 입에서 의미 있는 말이 나오길 기다리고 또 기다렸어요.말이 없다는 것자폐 아이를 키우면서 가장 먼저 마주하는 어려움 중 하나가 언어예요. "말이 없다"는 게 처음엔 단순히 늦는 거라고 생각했어요. 좀 더 기다리면, 치료를 받으면, 언젠가는 나오겠지 — 하면서요. 그런데 만 3세가 지나고, 4세가 넘어가도 봄이는 여전히 말이 없었어요. 또래 아이들이 "엄마", "아빠", "이거 줘" 같은 말을 자연스럽게 하는 걸 볼 때마다 마음 한켠이 무너지는 .. 2026. 7. 2. 봄이 발달지연 이야기10, 우리 아이는 장애가 있어요, 처음 남에게 말하던 날 우리 아이가 자폐예요, 이 말을 처음 꺼내던 날을 기억합니다.오늘은 제가 오랫동안 꺼내기 어려웠던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우리 아이는 자폐예요." 이 말을 처음으로 가족에게 했던 날 이야기예요.말하기 전까지가 더 힘들었어요.자폐 진단을 받고 나서, 저는 한동안 주변에 아무 말도 못 했어요. "자폐"라는 단어가 주는 무게가 너무 컸거든요. 그 단어를 입 밖으로 꺼내는 순간, 봄이에게 무언가 돌이킬 수 없는 딱지가 붙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솔직히 말하면, 저 자신도 처음엔 그 단어를 받아들이기가 힘들었습니다. 그런데 치료를 시작하면서, 주변에 알리지 않을 수가 없게 됐어요. 가족들의 도움이 필요했고, 어린이집 선생님께도 봄이에 대해 설명해야 했으니까요. 그래서 가장 먼저 가족에게 이야기하기로 했.. 2026. 6. 10. 이전 1 2 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