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는 초등학교 2학년이 된 지금도 친구가 없어요.
솔직하게 말씀드릴게요.
장애통합어린이집에 다니면서 "친구가 생겼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는데, 그런 이야기는 아니에요.
그런데 그보다 더 중요한 변화가 있었어요.
봄이가 처음으로 "친구"라는 존재를 인식하기 시작했어요.
친구와 어울려 노는 것과, 친구라는 존재를 아는 것, 이 둘은 완전히 다른 단계예요.
친구가 없다는 것
자폐 아이를 키우면서 가장 마음이 쓰이는 것 중 하나가 또래 관계예요.
"우리 아이는 친구가 있을까?"
"다른 아이들이 우리 아이를 이상하게 보지 않을까?"
"혼자 놀고 있는 우리 아이를 보면서 어떻게 해줘야 할까?"
이런 마음이 드는 게 당연해요. 저도 그랬거든요.
봄이는 초등학교 2학년이 된 지금도 또래와 어울려 노는 "친구"는 없어요.
이걸 쓰면서 마음이 조금 무겁긴 해요.
그런데 솔직하게 말씀드리는 게 맞는 것 같아요.
자폐 아이를 키우는 부모님들께 "친구가 생겼어요"라는 이야기보다, 현실적인 이야기가 더 도움이 될 것 같으니까요.
대신 다른 이야기를 해드릴게요.
친구가 없어도, 봄이는 조금씩 또래를 배워가고 있어요.
💡 라이의 팁
자폐 아이의 사회성 발달은 또래보다 느리고, 방식도 달라요. "친구가 있는가 없는가"로만 평가하지 마세요. 또래와의 관계에서 무엇을 배워가고 있는지를 보는 게 더 중요해요.
장애통합어린이집에서 처음 만난 또래
봄이는 장애통합어린이집에 다니면서 처음으로 또래 집단 안에 들어갔어요.
그 전까지는 치료실과 집이 전부였어요.
또래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경험 자체가 없었어요.
처음엔 봄이에게 다른 아이들이 그냥 "배경"처럼 느껴지는 것 같았어요.
옆에 아이가 있어도 신경을 쓰지 않고, 함께 놀려는 시도도 없었어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달라졌어요.
다른 아이를 쳐다보기 시작했어요. 다른 아이가 뭘 하는지 관심을 갖기 시작했어요.
"친구와 논다"는 단계까지는 아니었지만, "옆에 누군가가 있다는 것"을 인식하기 시작한 거예요.
그게 봄이에게는 엄청난 변화였어요.
💡 라이의 팁
또래와 어울리기 전 단계로, 먼저 또래의 존재를 인식하는 단계가 있어요. 아이가 다른 아이를 쳐다보거나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면, 그게 사회성 발달의 시작이에요.
친구를 인식한다는 것의 의미
사회성 발달에는 단계가 있어요.
가장 초기 단계는 "다른 사람이 있다는 걸 아는 것"이에요.
봄이가 장애통합어린이집에서 처음 경험한 게 바로 이 단계였어요.
또래가 옆에 있고, 그 또래가 나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존재라는 것-이걸 인식하기 시작한 거예요.
이게 왜 중요하냐면, 이 인식이 있어야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거든요.
"또래가 존재한다는 것을 모르는 아이"와 "또래를 인식하지만 아직 어울리지 못하는 아이"는 완전히 다른 단계에 있어요.
봄이는 어린이집을 통해 두 번째 단계로 올라섰어요.
💡 라이의 팁
아이가 친구와 어울리지 못한다고 해서 사회성이 전혀 없는 게 아니에요. 또래를 인식하는 단계, 관심을 갖는 단계, 옆에서 같이 있는 단계-이런 과정을 하나씩 밟아가고 있을 수 있어요.
또래 집단 안에서 배우는 것들
봄이가 또래 집단 안에서 배운 건 "같이 노는 것"이 아니었어요.
그보다 훨씬 더 기본적인 것들이었어요.
첫째 : 규칙을 지키는 것
함께 있는 공간에는 규칙이 있어요. 차례를 기다리고, 다른 사람이 쓰는 물건을 빼앗지 않고, 자기 자리에 앉아 있는 것
이런 기본적인 규칙들을 또래 집단 안에서 자연스럽게 배웠어요.
둘째 : 친구가 싫어하는 행동을 하지 않는 것
봄이는 예전에 자기가 하고 싶은 행동을 상대방의 반응을 고려하지 않고 했어요.
또래 집단 안에 있으면서 "이 행동을 하면 친구가 싫어한다"는 걸 조금씩 배워갔어요.
셋째 :기다리는 것
자기 차례가 올 때까지 기다리는 것, 선생님이 말씀하실 때 기다리는 것
봄이에게 기다림은 정말 어려운 일이었어요.
또래 집단 안에서 반복적으로 경험하면서 조금씩 나아졌어요.
넷째 : 감정을 폭발하지 않고 말하기
가장 시간이 오래 걸린 부분이에요.
화가 나거나 싫을 때 바로 행동으로 표출하던 봄이가, 말로 표현하는 연습을 또래 집단 안에서 해나가고 있어요.
💡 라이의 팁
"같이 놀기"가 아니어도 괜찮아요. 또래 집단 안에서 규칙을 배우고, 감정을 조절하고, 기다리는 것을 익히는 것 — 이것들이 쌓여야 나중에 진짜 "같이 노는 것"으로 나아갈 수 있어요.
사회성 발달, 단계가 있어요
자폐 아이의 사회성 발달은 또래보다 느리고, 방식도 달라요.
억지로 끌어올리려고 하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어요.
아이가 지금 어느 단계에 있는지를 파악하고, 그 단계에 맞는 경험을 제공하는 게 중요해요.
| 단계 | 내용 |
| 1단계 | 또래의 존재를 인식 |
| 2단계 | 또래에게 관심을 가짐 |
| 3단계 | 또래 옆에서 각자 놀기 (평행놀이) |
| 4단계 | 또래와 규칙을 공유하며 함께하기 |
| 5단계 | 또래와 상호작용하며 같이 놀기 |
봄이는 지금 3~4단계 사이에 있어요.
친구와 어울려 노는 5단계까지는 아직 거리가 있지만, 또래 집단 안에서 규칙을 지키고 감정을 조절하는 연습을 하고 있어요.
💡 라이의 팁
우리 아이가 지금 어느 단계에 있는지 담당 선생님이나 치료사에게 여쭤보세요. 정확한 단계를 알아야 다음을 기대할 수 있고, 지금의 모습도 의미 있게 볼 수 있어요.
지금 봄이의 모습
초등학교 2학년이 된 봄이는 아직 친구가 없어요.
그런데 어린이집 때와는 달라졌어요.
또래 집단 안에서 규칙을 지킬 줄 알아요.
친구가 싫어하는 행동을 하지 않으려고 노력해요. 기다릴 줄 알아요.
그리고 화가 날 때 바로 폭발하는 대신, 말로 표현하려고 노력해요.
완벽하지는 않아요. 아직도 감정이 폭발할 때가 있고, 기다리는 게 힘들 때도 있어요.
그래도 봄이는 조금씩 또래를 배워가고 있어요.
친구가 없다는 사실이 가끔은 여전히 마음이 쓰여요.
그런데 봄이가 또래 집단 안에서 규칙을 지키고, 감정을 조절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이게 봄이의 속도구나, 싶어요.
💡 라이의 팁
친구가 없다고 해서 사회성이 발달하지 않는 게 아니에요. 또래 집단 안에서 규칙을 배우고, 감정을 조절하고, 기다리는 것을 익히는 과정-이것들이 모두 사회성 발달이에요
봄이에게 배운 것
봄이를 키우면서 "친구"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됐어요.
함께 뛰어노는 것만이 친구가 아니에요.
옆에 누군가가 있다는 걸 알고, 그 사람을 배려하고, 함께 있는 공간의 규칙을 지키는 것.
이것들이 쌓여야 진짜 친구 관계로 나아갈 수 있어요.
봄이는 지금 그 기초를 천천히 쌓고 있어요.
언제쯤 "친구가 생겼어요"라는 이야기를 할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그런데 그게 언제가 됐든, 봄이가 그날을 향해 조금씩 나아가고 있다는 건 분명해요.
💡 라이의 팁
자폐 아이의 사회성 발달에 정해진 속도는 없어요. 오늘 규칙 하나를 지켰다면, 그게 봄이의 성장이에요. 작은 변화를 놓치지 마세요.
자주 묻는 질문 Q&A
Q. 자폐 아이도 친구를 사귈 수 있나요?
A. 네, 사귈 수 있어요. 다만 또래보다 시간이 걸리고, 방식이 달라요. 먼저 또래를 인식하고, 규칙을 배우고, 감정을 조절하는 단계를 차근차근 밟아가는 과정이 필요해요.
Q. 장애통합어린이집이 사회성 발달에 도움이 되나요?
A. 네, 도움이 돼요. 또래 집단 안에서 규칙을 배우고, 다른 사람의 반응을 경험하는 것 자체가 사회성 발달의 중요한 토대가 돼요. 봄이도 장애통합어린이집을 통해 또래를 처음 인식했어요.
Q. 아이가 또래에게 전혀 관심이 없어요.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또래에게 관심이 없는 것도 발달의 한 단계예요. 억지로 어울리게 하려는 것보다, 또래가 있는 환경에 자연스럽게 노출시켜 주는 것부터 시작하세요. 담당 치료사와 사회성 발달 방향을 상담해보시는 걸 추천드려요.
Q. 사회성 치료는 언제 시작하는 게 좋나요?
A. 빠를수록 좋아요. 다만 아이의 발달 수준에 맞는 방식이어야 해요. 언어가 어느 정도 되고 기본적인 의사소통이 가능한 시점에 사회성 그룹 치료를 시작하는 경우가 많아요. 담당 치료사와 상담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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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포스팅은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아이마다 발달 속도와 방식이 다르므로, 정확한 사회성 발달 평가는 전문가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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