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자폐성 장애를 가진 아이 봄이를 키우고 있는 엄마 라이입니다.
지난 7편에서 봄이가 처음으로 눈을 맞춰주던 날 이야기를 나눴는데요,
오늘은 그 즈음에 제가 엄마표 치료를 시작하게 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센터를 다니는데 왜 달라지지 않을까?
치료를 시작하고 꽤 시간이 지났는데도 봄이가 크게 달라지지 않는 것 같았어요.
매주 치료실을 오가고, 치료비도 만만치 않게 나가고 있었는데.
선생님들은 "천천히 보셔야 해요"라고 하셨지만, 솔직히 마음이 조급했습니다.
"내가 뭔가 더 해줄 수 있는 게 없을까?"
그 생각이 계속 머릿속을 맴돌았어요.
카페에서 읽은 글 한 편이 바꿨어요
번아웃으로 힘들던 시기, 인터넷에서 느린 아이들을 키우는 엄마들의 카페를 발견했어요.
거기서 읽은 글 하나가 제 생각을 완전히 바꿔놨습니다.
"센터 치료는 1~2시간이에요. 나머지 생활 시간에 엄마표를 해줘야 아이가 달라집니다."
그 글을 읽는 순간 머리를 한 대 맞은 것 같았어요.
맞았어요.
봄이가 센터에서 치료받는 시간은 하루 1~2시간.
나머지 22시간은 집에서 보내는데, 그 시간을 그냥 흘려보내고 있었던 거예요.
치료실에서만 달라지기를 기대했던 게 얼마나 단순한 생각이었는지 깨달았습니다.
그날부터 마음을 다잡았어요.
"내가 직접 해보자."
엄마표 치료, 어떻게 시작했을까
무작정 시작하기보다 제대로 알고 하고 싶었어요.
첫 번째로 한 것 : 센터 선생님께 과제 요청
언어치료 선생님께 부탁드렸어요.
"집에서 매일 할 수 있는 언어자극 과제를 주실 수 있을까요?"
선생님은 흔쾌히 도와주셨어요.
봄이 수준에 맞는 언어자극 방법을 매주 알려주셨고, 저는 그걸 집에서 꾸준히 실천했습니다.
치료실에서 배운 것을 집에서 이어가니 효과가 훨씬 빨랐어요.
두 번째로 한 것 : 책을 찾아 공부
발달 관련 책들을 찾아 읽기 시작했어요.
그 중에서 가장 도움이 됐던 책이 "발달지체 영유아 조기개입" 이었습니다.
조기개입의 원리부터 가정에서 실천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까지 담겨 있어서, 봄이에게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방향을 잡는 데 정말 큰 도움이 됐어요.
💡 라이의 팁
"발달지체 영유아 조기개입"은 전문 서적이라 처음엔 어렵게 느껴질 수 있어요. 처음부터 다 읽으려 하지 말고, 아이의 현재 상태와 관련된 챕터부터 찾아 읽으시길 추천드려요.
집에서 주로 한 것들
👉 언어자극
센터 선생님께 받은 과제를 매일 꾸준히 했어요.
그림카드 보여주기, 일상에서 사물 이름 말해주기, 봄이가 관심 보이는 것에 말 붙여주기.
거창한 게 아니었어요.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말을 걸어주는 것들이었습니다.
👉 감각통합 활동 : 봄이아빠의 역할
감각통합 활동은 "감각통합놀이" 라는 책을 참고했어요.
이 책에는 몸을 직접 사용하는 대근육 활동들이 많았는데, 솔직히 제가 혼자 하기엔 체력적으로 벅찬 것들이 많았어요.
그게 봄이아빠의 차례였습니다.
봄이아빠는 퇴근하고 돌아오면 책에서 배운 활동들을 봄이와 함께 했어요.
번쩍 들어 올리기, 등에 태우고 뛰기, 이불 그네 태우기, 바닥에 굴리기.
처음엔 치료를 위한 활동이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봄이가 아빠를 보면 반응하기 시작했어요.
아빠가 현관문을 열고 들어오면 달려가는 봄이를 처음 봤을 때, 저도 봄이아빠도 멈췄습니다.
"봄이가 아빠를 알아보는구나."
그 순간이 감각통합 활동이 준 가장 큰 선물이었어요.
치료가 치료로 끝나지 않고, 아빠와 봄이 사이의 놀이가 되고, 그 놀이가 상호작용이 되고, 그 상호작용이 관계가 됐습니다.
💡 라이의 팁
몸을 사용하는 감각통합 활동은 아빠가 함께하기 정말 좋아요. 엄마 혼자 모든 걸 감당하려 하지 말고, 아빠에게 역할을 나눠보세요. 아이도 더 좋아하고, 아빠와의 애착도 자연스럽게 형성돼요. 봄이아빠도 처음엔 어색해했지만, 봄이가 반응하기 시작하면서 자연스럽게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됐습니다.
📚 참고 도서 추천
엄마표 치료를 시작할 때 도움이 됐던 책들을 소개해드릴게요.
① 발달지체 영유아 조기개입
조기개입의 원리부터 가정에서 실천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까지 담겨 있어요. 봄이 엄마표 치료의 기초가 된 책입니다.
② 감각통합놀이
집에서 할 수 있는 감각통합 활동들이 구체적으로 소개되어 있어요. 몸을 사용하는 놀이가 많아서 봄이아빠가 특히 많이 활용했습니다.
③ 자폐증이 있는 아이를 위한 긍정양육
ABA 원리를 가정에서 적용하는 방법을 담은 책이에요. 문제행동 대처와 일상에서의 행동 지원 방법이 구체적으로 나와 있어요.
그리고 아이러니하게도
치료를 줄이고 엄마표를 시작한 이후로, 봄이가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어요.
치료실에서만 배우던 것들이 집에서 이어지니까 봄이 입장에서도 더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것 같았어요.
돌아보면 센터 치료가 나빴던 게 아니었어요.
치료실에서 심은 씨앗을, 집에서 물을 주지 않고 있었던 거였습니다.
엄마표는 센터 치료를 대신하는 게 아니에요.
센터 치료와 함께할 때 진짜 효과가 나타나는 거예요.
이 글을 읽고 계신 부모님 중에, 치료를 열심히 받고 있는데 달라지는 게 없는 것 같아 지치신 분이 계실 것 같습니다.
혹시 아이와 보내는 일상 시간을 돌아보신 적 있으신가요?
센터 치료 시간 외에, 집에서 아이에게 말을 얼마나 걸어주고 있는지.
거창한 것이 아니어도 괜찮아요.
매일 조금씩, 아이 눈높이에서 함께하는 것부터 시작해보세요.
그리고 혼자 하려 하지 말고, 아빠와 함께 역할을 나눠보세요.
봄이아빠와 봄이가 그랬던 것처럼, 치료가 놀이가 되고 놀이가 관계가 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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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포스팅은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아이의 발달에 대해 걱정이 있다면 반드시 전문 기관이나 전문가 상담을 통해 정확한 평가를 받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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