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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이야기(발달치료, 엄마표활동)

봄이 발달지연 이야기10, 우리 아이는 장애가 있어요, 처음 남에게 말하던 날

by 라이88 2026. 6. 10.

안녕하세요.
자폐성 장애를 가진 아이 봄이를 키우고 있는 엄마 라이입니다.
오늘은 제가 오랫동안 꺼내기 어려웠던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우리 아이는 자폐예요."
이 말을 처음으로 가족에게 했던 날 이야기예요.


말하기 전까지가 더 힘들었어요.

자폐 진단을 받고 나서, 저는 한동안 주변에 아무 말도 못 했어요.
"자폐"라는 단어가 주는 무게가 너무 컸거든요.
그 단어를 입 밖으로 꺼내는 순간, 봄이에게 무언가 돌이킬 수 없는 딱지가 붙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솔직히 말하면, 저 자신도 처음엔 그 단어를 받아들이기가 힘들었습니다.
그런데 치료를 시작하면서, 주변에 알리지 않을 수가 없게 됐어요.
가족들의 도움이 필요했고, 어린이집 선생님께도 봄이에 대해 설명해야 했으니까요.
그래서 가장 먼저 가족에게 이야기하기로 했습니다.


가족에게 처음 말했을 때

부모님께, 시부모님께, 형제자매에게 차례로 이야기했어요.
그런데 돌아온 반응은 제가 기대했던 것과 달랐습니다.

"남자애들은 다 말이 늦어. 기다리면 돼."
"멀쩡한 아이한테 장애 프레임을 씌우는 거 아니야?"
"유별나게 왜 그래."



그리고 시부모님께서 하셨던 말씀이 가장 가슴에 박혔어요.


"우리 집에는 그런 애가 없는데."


그 말이 얼마나 아팠는지 모릅니다.
저를 비난하는 것도, 봄이를 부정하는 것도 아닌데, 왜 그렇게 마음이 무너졌는지.
지금 생각해보면, 그분들도 발달장애에 대해 잘 모르셨던 거예요.
당시엔 그게 이해가 안 됐지만요.


이해받지 못하는 외로움

그때부터였어요.
치료비는 나가고, 치료 스케줄은 빡빡하고, 봄이의 행동은 여전히 힘든데.
가장 가까운 가족에게서 이해받지 못하는 외로움이 더해졌어요.

"내가 잘못 키운 건가?"
"내가 유별난 건가?"
"내가 너무 예민한 건가?"


자책과 외로움이 동시에 밀려왔습니다.
그래도 저희는 묵묵히 치료를 계속했어요.
이해받지 못하는 시간을 견디면서.


시간이 지나면서 달라졌어요.

그런데 신기한 일이 생겼어요.
시간이 지나면서 부모님들도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거든요.
봄이를 자주 보시면서 다른 아이들과 조금 다르다는 걸 자연스럽게 느끼게 되셨고, 

TV에서 발달장애 아이를 다루는 프로그램을 보시면서 이해의 폭이 넓어지셨어요.
그리고 봄이가 조금씩 나아지는 모습을 보시면서, 처음과는 완전히 달라지셨어요.


"봄이가 많이 좋아졌네."
"전엔 잘 몰라서 그랬는데, 네가 고생을 많이 했다."


그 말을 들었을 때, 오랫동안 참았던 눈물이 났습니다.
이해받기까지 정말 오래 걸렸지만, 결국엔 이해해주셨어요.

어쩌면 부모님들도 모르던 세상을 만나 알아가기까지 시간이 많이 필요하셨던 것 같습니다.


같은 처지의 부모님들을 만나면서

가족에게 이해받지 못하던 시기에, 저를 버티게 해준 건 장애통합어린이집에서 만난 부모님들이었어요.
처음엔 그냥 같은 어린이집 부모였는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비슷한 경험을 가진 분들이었어요.
자조모임을 하면서 서로의 경험을 나누고, 서로를 이해하고, 위로하는 시간들이 쌓였어요.


"나만 이런 게 아니구나."


그 사실 하나가 얼마나 큰 위안이 됐는지 몰라요.
가족에게서 받지 못했던 이해를, 같은 처지의 부모님들에게서 받았습니다.


지금은 공개하고 살아요


지금은 어린이집에도, 학교에도 봄이의 자폐를 공개해요.
처음엔 그렇지 못했어요.
"장애"라는 단어가 주는 거부감이 너무 컸거든요.
그런데 자폐와 장애의 세상을 알아가면서, 생각이 달라졌어요.
봄이는 다른 아이예요.
다르다는 게 부족한 게 아니에요.
봄이만의 속도가 있고, 봄이만의 방식이 있고, 봄이만의 사랑스러움이 있어요.
그걸 이해하게 되면서, 저도 조금씩 더 단단해졌습니다.


자폐 아이를 키우면서, 주변에 알리는 것이 너무 두렵고 힘드신 분이 계실 것 같아요.
가족에게 말했다가 상처받으신 분도 계실 것 같고요.
그 외로움, 충분히 이해해요.
저도 그 시간을 지나왔으니까요.
그런데 한 가지만 말씀드리고 싶어요.
시간이 지나면 달라져요.
처음엔 몰라서 상처 주는 말을 하는 분들도, 결국엔 이해하게 되더라고요.
그리고 그사이에, 같은 처지의 부모님들을 꼭 찾아보세요.
서로 공감하는 것만으로도 힘든 시간을 버티는 힘이 되어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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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포스팅은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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