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자폐성 장애를 가진 아이 봄이를 키우고 있는 엄마 라이입니다.
지난 1편에서는 어린이집 집단관찰에서 심화검사 권고를 받고, 결국 퇴소를 당하게 된 이야기를 했었는데요,
오늘은 그 이후, 봄이의 손을 잡고 처음으로 치료실 문을 두드리던 날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몰랐어요
베일리 검사 결과를 받아 들고 나서, 머릿속이 복잡했습니다.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는 건 알겠는데, 어디서, 어떤 치료를,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지 아무것도 몰랐어요.
인터넷을 검색해보면 언어치료, 감각통합치료, ABA치료... 종류도 너무 많고, 센터마다 말이 달랐어요.
"우리 아이한테는 어떤 치료가 필요한 걸까?
"어디에 가서 치료를 해야하는 거지?"
"아, 누가 이거해라 저거해라하고 콕 찝어 알려줬으면 좋겠다..."
아무도 정답을 알려주지 않는 상황에서, 저는 그냥 검사를 받았던 병원 선생님의 말을 따라
집근처에 있는 사설 아동발달치료센터에서 언어치료부터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치료비 현실 — 한 달에 얼마나 들까?
치료실에 전화를 걸어 상담을 예약하면서, 처음으로 치료비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회차당 치료비에 횟수를 곱하니, 한 달에 50만 원에서 많게는 100만 원 가까이 되었어요.
워킹맘으로 일을 하고 있었지만, 솔직히 적지 않은 금액이었습니다.
"이걸 매달 감당할 수 있을까?"
잠깐 망설였어요. 하지만 결국 마음을 정했습니다.
"돈은 어떻게든 된다. 봄이한테 필요한 거라면 해줘야 한다."
"어릴 때일 수록 빨리 개입하는 게 좋다고 했어. 지금 해야해"
그렇게 첫 예약을 잡았습니다.
나중에 알게 됐지만, 발달재활서비스 바우처를 신청하면 치료비 일부를 지원받을 수 있어요.
처음부터 이걸 알았더라면 조금 덜 막막했을 텐데, 그때는 그런 제도가 있는지조차 몰랐습니다.
💡 라이의 팁:
치료를 시작하기 전에 발달재활서비스 바우처 신청을 먼저 알아보세요.
소득 기준에 따라 월 14만 원에서 최대 22만 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어요. 치료비 부담을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습니다.
드디어 치료실 첫날
첫 치료실 방문날, 봄이 손을 잡고 치료실 앞에 섰습니다.
낯선 공간, 낯선 선생님.
봄이는 문 앞에서 버텼어요.
안 가겠다고, 들어가지 않겠다고.
선생님은 당황하지 않으셨어요. 문 앞에서 봄이와 눈높이를 맞추고, 조용히 기다려 주셨습니다.
한참을 달래고 나서야 겨우 치료실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어요.
문이 닫히고, 저는 복도 의자에 혼자 앉아 기다렸습니다.
그런데 잠시 후, 치료실 안에서 봄이 우는 소리가 들려왔어요.
"엄마, 엄마."
소리를 들으면서 저도 모르게 눈물이 흘렀습니다.
막을 수가 없었어요.
아이는 안에서 울고, 엄마는 밖에서 울고.
그 복도에 그렇게 앉아있으면서, 이게 우리 현실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발달이 느린 아이를 키운다는 게, 이런 거구나.
아이가 힘들어하는 걸 알면서도 문을 열어줄 수 없고, 옆에서 지켜볼 수도 없고,
복도에 혼자 앉아 우는 소리를 듣고 있어야 한다는 것.
그날 치료실을 나오면서 봄이 손을 꼭 잡았습니다.
"봄아, 엄마도 오늘 많이 힘들었어. 그래도 잘 버텨줘서 고마워."
"우리 열심히 해보자..."
집에 돌아와서 봄이아빠를 잡고 또 한참을 울었습니다.
부담되는 치료비, 힘들어하는 아이, 막막한 현실에 둘 다 많이 힘들었습니다.
치료가 마법처럼 빠르진 않았습니다.
치료를 시작하면 금방 나아질 것 같았어요.
하지만 현실은 달랐습니다.
처음 몇 달은 변화가 잘 느껴지지 않았어요.
치료를 마치고 나오는 봄이를 보면서, "오늘은 뭔가 달라졌을까?" 하고 기대했다가 실망하는 날도 많았습니다.
그래도 계속 갔어요.
선생님도 말씀하셨습니다.
"치료는 조급하게 보시면 안 돼요. 아이가 안전하다는 걸 느끼는 것부터 시작하는 거예요."
그 말이 저한테도 위로가 됐습니다.
봄이가 치료실에 익숙해지는 것처럼, 저도 이 상황에 조금씩 익숙해져 가고 있었어요.
이 글을 읽고 계신 부모님 중에, 지금 치료를 시작해야 하는데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몰라 막막하신 분이 계실 것 같아요.
어떤 치료를 선택해야 할지, 치료비는 어떻게 감당해야 할지, 아이가 잘 적응할 수 있을지 걱정이 끝이 없으실 것 같습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는 말씀드릴 수 있어요.
첫 발을 내딛는 것, 그게 가장 어렵고 가장 중요한 한 걸음입니다.
하나씩 알아가다보면, 어느새인가 아이를 많이 이해하게 될거에요.
다음에는 발달치료 기관이 어떤 종류가 있는지와 어떻게 선택해야할 지,
봄이네는 어떻게 치료를 진행해왔는지 글을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 함께 읽으면 도움 되는 라이의 글
봄이 발달지연 이야기1_어린이집에서 퇴소당하고 집으로 돌아오던 날
봄이 발달지연 이야기1_어린이집에서 퇴소당하고 집으로 돌아오던 날
안녕하세요. 자폐성 장애를 가진 아이 봄이를 키우고 있는 엄마 라이입니다. 오늘은 정보 글이 아닌, 봄이와 제가 걸어온 이야기를 처음으로 꺼내보려고 합니다.블로그에 발달검사, 장애등록,
malcha88.com
발달재활서비스 바우처 신청 방법 지원 대상과 신청 절차 정리
발달재활서비스 바우처 신청 방법 지원 대상과 신청 절차 정리
안녕하세요.자폐성 장애를 가진 아이 봄이를 키우고 있는 엄마 라이입니다. 아이의 발달을 알아보는 과정에서 많은 부모님들이 발달 치료 비용과 지원 제도에 대해 궁금해하시는 것을 자주 보
malcha88.com
발달검사 종류 한눈에 정리, 부모가 알아두면 좋은 검사들
발달검사 종류 한눈에 정리, 부모가 알아두면 좋은 검사들
안녕하세요. 자폐성 장애를 가진 아이 봄이를 키우고 있는 엄마 라이입니다. 저 역시 아이의 발달을 알아보는 과정에서 처음 발달검사를 접했을 때어떤 검사들이 있는지 이해하기 어려웠던 기
malcha88.com
※ 본 포스팅은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아이의 발달에 대해 걱정이 있다면 반드시 전문 기관이나 전문가 상담을 통해 정확한 평가를 받으시기 바랍니다.
'봄이 이야기(발달치료, 엄마표활동)'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봄이 발달지연 이야기1_어린이집에서 퇴소당하고 집으로 돌아오던 날 (0) | 2026.04.14 |
|---|